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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 탑재(?!) 매장 직원, 지하철 반말녀 정도는 애송이다!?

수다공작소 2010. 12. 30. 23:27

The Eye of Eliza

 두 번째 마찰

머리카락을 소 혓바닥으로 쓸어올린 듯 높게 치켜 세운 키 170cm 정도의 남성 직원이 있다. 그 동안 보여준 무례한 태도 때문에 경계하던 차에 오늘 다시 한 번 나의 신경을 건드렸다.

살면서 이런 경우는 딱 세 번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으뜸 되는 무개념을 탑재하신 분이신 것 같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쉬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그 사람에게 말을 건낸 적도 없고, 딱히 거리를 두었을 뿐 싫은 내색도 하지 않았는데, 대뜸 반말을 찌걸이며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폭언을 내뱉었다.

 나름 잘 해보고자 도왔을 뿐인데

본인은 매장 일을 좀 돕겠다는 좋은 의도로 나섰을 뿐인데, 그 꼴이 보기 싫을 정도로 거북했나 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게 반말로 면박을 줄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심장에 비수를 꽂는 듯 막말을 내뺕을 권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가서 해보자! 너 정도는 이길 수 있어"라고 말하며 잔득 인상을 찌푸렸다.

보통 사람들은 상황이 이쯤 되면 나 역시 두 팔을 거둬붙히고 싸울 태세를 취하지 않았겠냐고 생각하는데, 중학교 때 이후로 누구와 심하게 싸워 본 적이 없고, 개미 하나 쉬이 죽이지 못할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갖추지 못했다.

 인간 위에 인간 서다!?

그런데, 무슨 서른 넘은 사람이 황야의 무법자 마냥 그리 쉽게 총대를 꺼내는지... 개그콘서트의 유행어처럼 참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지난 번에는 "길 가다 마주치면 죽여버릴 거라'고 폭언을 쏟아내, 해야 될 일을 접어야 했다. 주객전도된 느낌이랄까? 

 애인처럼 생각했던 매장이었는데

내가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절대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뱉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본사 직원의 위치에 있지만, 나도 예전에 판매를 해봤던 경험이 있고, 또 엄밀히 따지면 나도 그 매장의 잠재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매장 아르바이트인 그가 내게 범한 그 끔찍한 일 때문에 하루 아침에 우리 매장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식어버렸다.

동대문 시장에 가서 쇼핑백을 사오고, 블로그를 통해 매장을 홍보하고, DSLR은 아니지만 거금을 투자해 카메라까지 새로 장만했는데...

 원숭이 무리의 대장

오죽 했으면 이곳에 이렇게 글을 쓰며 마음을 식힐까? 본인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말이 많아지는 편인데, 주변에 그 말을 받아줄 사람이 없으면 글을 쓰곤 한다. 오늘 인터넷에 <지하철 반말녀>가 실시간 이슈어로 뜬 것을 보고 오늘 나의 황당무계한 일을 떠올리며 잠시 가슴을 쓰다듬었다.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 도와주겠다고 고객을 응대했을 뿐이다. 사무실에는 할 일이 산더미 같고, 과제도 있어서 빨리 사무실로 올라가는 게 내게 더 득이였지만, 행여나 매장에 들어온 고객이 우리 매장에 대해 실망하고 갈까봐 노심초사하며 고객께서 매장 밖으로 나갈 때까지 응대했을 뿐인데, 어쩜 이 내 마음은 이 같이 어린 아이처럼 해맑고 순진한데, 설사 그것이 그 숫놈의 영역을 침해한 불편한 짓(?)이였다 하더라도,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반말을 해가며, 자신이 마치 원숭이 무리의 대빵이라도 된 것처럼 내 영혼 위에 군림해야 했을까?

그만둘 거면 그렇게 행동해도 되나? 나이 서른에 나이값 못하고 폭언을 일 삼으며 잠잠한 영혼의 가슴에 파동을 일으키다니? 물론 지금은 평정심을 어느 정도 찾았다. 진짜 마음 같았으면 "왜 그러냐?"고 따져 묻고 싶고, 내가 아무리 당신에게 짜증나는 타입이라도 그런 식으로 사람을 몰아세우는 것은 절대 예의가 아니라고 다그치고 싶지만, 주변의 말에 따라 내일 모레면 안 볼 사람이니 그냥 분한 마음을 접기로 했다.

 서른,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내 나이 서른, 새해에는 서른 하나인데, 모로코에서 그렇게 많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하고 살았으면서 왜 이런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심히 과잉반응을 했는지 조금 부끄럽고 우스워진다. 어쩌면 한국에 대한 나의 기대가 만들어낸 아우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람은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며, 질서도 잘 지키고, 밤에 다녀도 범죄를 당할 일도 거의 없다는... 모로코에서 쉬이 꿈꿀 수 없었던 안전의 욕구가 이곳 한국에서는 보장된다는... 여하튼 그런 퐝당 씨츄에이션에 굳은살이 어느 정도 박힌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내 마음은 말랑말랑 마쉬멜로우인가보다. ㅠ,.ㅠ;;

 지하철 반말녀 동영상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 마태복음 18장 15절~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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