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공작소

속도위반 본문

Thinkgood/My thoughts

속도위반

수다공작소 2010. 9. 29. 20:59
내 마음이라고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게 정답이다. 그런데도 자꾸 마음이 붉거진다.

"아쉽다. 그냥 이렇게 헤어지는 건가?"


그의 발걸음이 십자가가 드리워진 길을 따라 약간의 마찰음을 내며 멀어진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아침을 맞고, 또다시 몇 가닥의 핏줄을 더한 눈으로 어둠 속으로 밀려들어간다.

"오늘은 빨리 자야지."

한 달만 버티자 했거만 이내 눈 아래 오목진 곳에 짠내나는 불청객이 찾아든다. 

"한 달이야. 한 달이면 모든 게 온전해지겠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허물 벗듯 옷가지를 잔득 바닥에 늘여놓고, 컴퓨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내일은 어떤 옷을 입을까 잠시 허공에 줄을 긋는다. 어쩌면 이 내 마음을 가릴려고 아둥대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본디 속과 겉이 다르니까.
 
"깨끗한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깨끗하나 더럽고 믿지 않은 자들에게는 아무 것도 깨끗한 것이 없고 오직 그들의 마음과 양심이 더러운지라." 디도서 2장 15절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