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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공작소
출산을 하면 달라지겠지 했다. 그가 이혼남이고 슬하에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딸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뱃속의 아이 때문에 혼인신고를 하고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 친정오빠는 그와 결혼하면 다시는 나와 마주하지 않겠다고 어름장을 놓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나는 외계인의 집에서 나왔다. 어떤 대안도 없이 무작정 팔순된 아버지의 지하 단칸방으로 몸을 옮겼다. 한 겨울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오늘, 나는 그렇게 대책도 없이 살얼음이 언 세상으로 몸을 실었다. 남편은 밥 먹듯이 이혼을 말했고, 시아버지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출산 후 우울증 때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울었던 나였는데, 직장을 통해 알게 된 한 사람으로 인해 다시 '희망'을 꿈꾸게 됐다. 나는 면세점에서 오랜 ..
안개 낀 거리를 거닐다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가는 먼지처럼 이름 모를 건물 회전문 뒤로 숨었다. 휘날리는 눈발 속 잰걸음으로 팔딱이는 생을 느꼈는데, 입가에 서린 허연 입김으로 살아있음에 안도했는데 정신은 이미 길 잃은 아이마냥 눈물 짓다 이내 땅위로 곤두박질친다. 행여나 얽어버리면 어쩌누 춘사월 새악시 볼마냥 피지도 못한 이 情, 곱게 싸고 또 싸서 다 풀어 보이지도 못한 이 맘 눈물 짓다
눈가에서 눈물이 나와 턱선에서 뚝뚝 떨어지네요. 햇볕이 좋아 청바지를 빨았는데 바지단에서 물방울이 하나둘 뚝뚝 떨어지네요. 지난 번에 친구 말에 혹해 주식 몇 주를 샀는데 시세가 뚝뚝 떨어지네요. 누군가 제 마음을 똑똑 두들기네요. 저 멀리서 생경한 뻐꾹새 우는 소리가 똑똑 들리네요. 뚝뚝똑똑한 하루를 보내려니 파랑만장했던 개인의 역사가 그리워집니다. 아! 하늘이여 제 가슴으로 쏟아지소서.
내 영혼의 좌표는 사막 한가운데다. 목이 타들어갈 것 같다. 숨쉬는 것조차 불쾌할 정도로 공기가 붉게 타오른다. 저 멀리 여인의 젓가슴을 닮은 모래언덕 사이로 오아시스가 아른거린다. "조금만 더 가면 물이 있을 거야." 밟기만 해도 푹 꺼지는 물컹한 갯벌 위를 걷는 사람처럼 도저히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을 지경이지만 이대로 죽기에 허망하니 젖먹던 힘까지 내보려고 한다. "신이시여! 부디 이 영혼의 갈한 심령에 단비를 부어주소서." 이마에 맺힌 땀마저 말라 실종된 상황에서 어디 눈물이 가당키나 할까? 사치다. 힘들 때면 언제나 공식처럼 울곤했던 어린 아이였는데... 설사 내 영혼이 육체를 떠나 저 세상으로 날개짓하더라도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과장된 눈물을 흘렸다면 그 자리엔 무관심만 덩그러니 있겠지?..
꽤 두껍지만(574pages) 제목에 끌려 선택했다. 여러 가지 수식어가 책 표지를 장식했지만 책은 모름지기 읽어봐야 제 맛을 알듯 막상 손에 붙들린 책은 쉽게 떨어져나가지 않았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다른 소설인 '연을 쫓는 아이'도 책장에 꽂혀 있는 걸 보았는데, 다음 번에는 그 책도 꼭 빌려와야겠다. 9.11 테러로 인해 새롭게 조명됐던 나라 아프가니스탄 9.11테러(?)사건(그것이 정말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자행된 사건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후 중동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후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 숨가뿌게 움직이고 있을 무렵 터진 탈레반의 한국단기의료선교팀의 억류. 이것만으로도 아프가니스탄은 충분히 의미 있는 나라이고, 화두의 쟁점이 되었다. 오죽했으면 2007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