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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상한 나라 모로코

모로코 문화; 돌 던지는 아이들

수다공작소 2010. 5. 20. 22:39

돌 던지는 아이들
 

오랜 바닥생활에 이골이 났는지 돌이 날개를 단 듯 힘껏 하늘로 솟구쳤다. 눈을 한 번 정도 질근 감았을까? 그 사이 이마에는 제 집 놀러온 듯 선홍색 꽃이 화사한 자태를 뽐냈다.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이가 환한 대낮에, 그것도 다수가 뻔히 쳐다보는 광경 속에서 그런 저돌적인 행동을 일삼았다.

Moroccan boys by Coke sign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
 

상점 밖에 진열해 놓은 모로코 관광카드를 보려다가 저만치서 한 아이가 다가옴을 느꼈다. 땟국물에 하루 정도 푹 담궈놓은 배추처럼 몰골이 흉한 데다, 하루 벌어 먹기 위한 손은 슬프도록 파리했다. 급하게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동전 몇 개를 아이에게 쥐어줬더니 손이 아이스크림이라도 된 마냥 입마추고 짧은 영어 단어 몇 마디를 이용해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Fes - a city of satellite dishes

가난으로 찌든 마을들 

페스Fes의 거리는 발끝마다 이어지는 악취나는 쓰레기 더미와 날파리로 몸살이 난 듯 보였다.

넘쳐나는 경찰과 군인 

1955년 베르베르족Barbar의 의해 Oed Zen 마을에 살고 있던 프랑스인들이 대거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1981년 6월 20일 카사블랑카에서 발발한 폭동은 600여명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그후 3년이 지난 1984년 1월 26일에는 Tetouan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폭동으로 삶을 달리했다. 상황이 이러한지라 그 반대급부로 모로코의 공권력이 강화되었다. 며칠 전 모로코 국왕이 우리지역을방문했었는데 로마교황의 행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듯싶었다. 

Seti Fatma Taxi
곡예사 '저리 가라'하는 택시기사
모로코의 그랑택시 기본 6인승(원거리운행을 주로 담당) 

교통사고 발생률 1위 국가라는 명예에 걸맞게 택시기사들의 작태가 합승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한 손으로 운전하기'나  '운전 중에 휴대폰 사용하기'는 기본 에티켓이며, 아예 '두 손 몽땅 공중으로 부양하기'와 '뒷자석 손님과 마주보며 대화하기'는 특별 에티켓으로 종종 심장에 강한 펌프질을 가한다. 


Maroc begger-124 detail
쫓고 쫓기는 추격전

인도India 캘커타의 거지들 만큼은 드세지는 않지만 이곳 거지들의 근성도 유별나다. 일단 거지가 붙기 시작하면 그들과 심리전을 벌여하는데 기본이 삼세판이다. 집을 향해 걷는 중에 행색이 초라한 한 청년이 다가왔다. 현지어로 무슨 말은 했는데 도통 알 길이 없어 그냥 지나치려는데, 갑자기  반쯤 먹던 크로와상을 덥석 빼앗아 자기 입으로 넣어버렸다. 순간 머릿속에 오만 가지 육두문자를 떠올랐지만 단 한 개도 입 밖에 내뱉을 수 없었다. 안 당해보면 모르겠지만 일단 당해보면 그 기분 십분 이해할 것이다.

개는 또 어떤가? 벼룩과 개선충의 온상으로 길가에 푹 누워자는 녀석들을 볼 때면 측은하기도 하지만 가끔 이들이 쫓아올 때면 광견병에 걸리진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물론 모로코 아이들이 워낙 반쯤 죽여 서 돌만 보면 줄행랑을 치지만 앞으로의 일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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