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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공작소
외국 유수의 대학을 나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한 청년이 국내 굴지의 기업에 스카우트되어 한국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출근 첫 날 부푼 꿈을 안고 회사에 나갔는데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술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신실한 크리스챤이었던 그는 술자리를 애써 피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굳은 표정으로 그 자리에 참석해야 했습니다. "자네 술 한 잔 하게나." "싫습니다. 저는 크리스챤입니다." "아니 자네 지금 날 무시하는 건가? 상사가 술을 달아주면 응당 먹는 것이 예의인데 도대체 뭘 보고 자란거야?" 붉게 상기된 얼굴로 씩씩거리던 상사는 그에게 사표를 내라고 엄포했고, 집에 도착한 그는 골방에 들어가 기도를 드리게 됐습니다. "하나님, 제가 술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 회사를 그만둬야 합니까?" 다음날 그..
힘겹게 뛰어 가까스로 막차에 몸을 실었다. 반대편에 앉은 아저씨의 짙은 남색 우산에서 일정 주기로 떨어지는 빗물을 응시하다 구반포역에서 내렸다. 지옥과 맞닿은듯 길게 뻗은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고정시킨 뒤 우산도 뚫을 만큼 강하게 내리꽂는 빗줄기의 세상 속으로 미끌어져 들어갔다. 혼줄난 아이마냥 정신은 훌쩍였고, 양손 가득 실린 축축한 짐들은 만유의 인력을 제대로 증명해보겠다는 심사로 더욱 더 나를 지하세계로 이끌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빈 차"라고 쓰인 택시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먼 발치에서 택시 한 대가 다가와도 굶주린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이 콜택시를 타듯 택시와 함께 유유히 사라졌다. "이러다가 집에나 갈 수 있을까?" 나 만큼이나 한참을 기다리는 한 여자가 있어 다가가 '어디 가냐?'고 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