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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정원으로의 초대

수다공작소 2010. 5. 20. 13:44





최근 적성검사를 했는데, 직업 1순위에 농업이 뜨더라구요. 아버지께서 나무 가꾸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그 덕분에 동네에서 가장 멋진 정원을 가진 집에서 자라게 됐습니다.

선인장이 전자파 차단에 좋다고들 하잖아요. 기존 선인장이 시름시름 아파 새로 사온 선인장인데, 키운지 몇 일 안 돼 꽃도 피고 재롱을 많이 부리더라구요. 지금은 텔레비전 위에서 외로움을 곱씹으며 광합성 중이랍니다. 아마 텔레비전 위에서 생활하니까 저보다도 세상물정을 더 잘 알고 있을 듯 싶네요. 아차! 저 선인장을 받치고 있는 모래는 사하라 사막에서 직접 공수해온 거랍니다.


지난 번에 롯데마트에서 산 식물이예요. 방안에 두었더니 햇빛이 모자랐는지 잎끝이 마르기래 창가에 두었더니 그 사이 새순이 돋았네요. 그 옆에 보이는 작은 선인장은 물을 많이 줬는지 뿌리가 죄다 썩어서 버릴까말까 했는데, 푸르댕댕한 게 아까워서 그냥 화분에 올려놨더니, 다시 뿌리가 자라기 시작하더라구요. 선인장은 정말 인내력이 필요한 식물 같습니다. 


원래 난 화분의 흙들이 돌이 굵잖아요. 그래서 물을 자주 줘야 하는데, 한 템포 쉬었더니 죄다 허기진 배마냥 고개를 푹 숙이네요.  조만간 둘 중 하나는 솎아줘야 할 것 같아요.


비어있던 난 화분에 단호박씨를 심었더니 어느새 새삭이 돋아났습니다. 처음엔 그냥 장난삼아 씨를 놓았는데, 날이 갈수록 그 키와 지경이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습니다.


떡잎이 벌어지고 그 중심을 따라 본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올봄은 황사와 이상기후로 농작물의 냉해 피해가 심하다고 들었는데, 이 녀석들은 다행히도 무럭무럭 자라는 중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튼실하게 영근 호박을 따먹고 싶지만, 조 좁디 좁은 화분 안에서 저들끼리 경쟁하다 다 죽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화분이 작아서 말이죠. 잎이나 무럭무럭 잘하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쌈이나 싸먹을까 싶네요. 꿈이 너무 야무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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