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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줄이든 두줄이든 인생의 무게는 잃지 말아야

수다공작소 2010. 6. 10. 10:57

삶의 여유을 논하기에는 너무 바쁜 우리네 이야기


어쩌면 그 순간 순간을 곱씹는 것조차가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본인도 가끔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뛰어오르거나 내려가곤 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지낼 때는 늘 한국적 DNA! 빨리빨리가 걸림돌이 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다시 오니 모두들 느려터진 저의 '빨리빨리'를 토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나이드신 분들이 암암리에 규칙처럼 굳혀진 에스컬레이터 타는 문화를 무시하고 왼쪽 라인을 묵묵히 지키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보통 그 분에 서서 에스컬레이터가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어떤 분들은 그마저도 못견뎌 좀 지나가겠다고 말하며 그 분들을 앞지릅니다. 또 어떤 이는 저를 앞서려다가 옷이 제 가방에 걸렸는데, 잘못은 상대방이 해놓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뭐야?"하고 군중 속으로 사라집니다.

30분만 일찍 나와도

한국에 와서 제일 못 지켰던 것 중에 하나가 약속시간이었는데, 지금은 중요한 약속이다 싶으면 30분 일찍 나가곤 합니다. 그러면 흔히 말하는 초절정 스킨쉽을 당할 일도 거의 없고, 우사인 볼트처럼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질주할 일도 없어집니다.

왜 저렇게 뛸까?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어플의 등장으로 과연 여유가 생겼을까요? 왠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보다는 이전 타임을 맞추기 위해 발빠르게 뛰는 저분들을 보십시요.



보통 우리는 이런 상황을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얘기합니다. 버젓이 두줄타기로 홍보되고 있지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탄생배경이 산업사회의 속도전쟁이기 때문이다. 좀 더 크게, 좀 더 빠르게 그런 기치 하에 탄생된 기제기에 우리는 그런 문화를 아주 자연스레 흡입하고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시간이 금이라고는 하지만 시간을 벌다 인생을 놓친다면 그 삶이 과연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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