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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를 제치고 영국 카네기상을 거머쥔 소설 리버보이

수다공작소 2010. 5. 12. 08:30

wheee!!!!!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유년시절의 분신이었다
 

"갑자기 모든 게 기묘하고 음울하고 오싹하게 느껴졌다. 소년이 없는 게 당연한 곳에서 소년을 보았다. 그리고 소년이 있어야 할 그림에는 소년이 없었다.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할아버지 였다." p125

 
리버보이가 드디어 그녀 재스에게 말을 걸다 
 

그때였다. 그녀의 등 뒤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이렇게 물었다. "왜 울고 있니?" p151

 
재스에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리버보이
 

"하지만 난 그림을 못 그려."

"할아버지가 널 도와주실 거야."

(중략)

"지금부터는 네가 할아버지의 손이야." p156


이 소설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부분
 
 


"강은 여기에서 태어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난 이 모든 것에서 안식을 찾아." (중략)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떤 것을 만나든 간에 결국엔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알고 있니?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하지만 죽음은 아름답지 않아." 그녀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말했다.

"아름답지 않은 건 죽음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이겠지." 그가 여전히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 p192,193

달이 살을 빼다가 다시 요요현상이 찾아오듯 죽음이 새로운 탄생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작가는 다분히 동양적 사고에 귀의한 듯 하다.


할아버지가 리버보이였다는 암시가 나오는 부분
 


"그 친구는 강을 사랑했단다. 시간만 있으면 수영을 하곤 했지. 실제로 잘하기도 했고. 제대로 훈련만 받았다면 최고의 장거리 선수가 됐을 거야. 하지만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어. 그 친구는 언젠가 꼭 한번 강의 시작점에서 바다까지 헤엄쳐 갈 거라고 말하곤 했지. 물론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큰 화재가 나서 가족 전부를 잃었으니 말이다. 그러자 그 친구는 가슴 아픈 과거를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한시바삐 이 마을을 떠났다. 그러니 그 희망을 이룰 기회가 없었지. 아마 앞으로도 힘들 것 같구나." p206

이 소설이 해리포터를 제치고 카네기 메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소설 빼곡히 메우고 있는 삶에 대한 건강한 사고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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