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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만 따뜻했던 한국과 쿠웨이트의 축구 경기

수다공작소 2012. 3. 1. 00:09

한국과 쿠웨이트 전을 관람할 수 있는 따끈따끈한 초대권을 생일선물로 받게 되서 간만에 월드컵 경기장에 가게 됐다. 지하철과 경기장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는 마치 하수구 마냥 수많은 사람들을 연거풀 빨아들이고 있었다. 급하게 움직인 탓에 공복이었는데, 가는 식당마다 사람들도 북적거려 종국에 홈플러스 마트에 들러 끼니거리를 몇 개를 사들고, 조금 서둘러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친구 말대로 한기가 뱀처럼 몸을 휘감아 놓아주지 않았다. 초반부터 강한 면모를 보여준 쿠웨이트 선수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반전이 끝나는 시점까지 그 누구도 쿠웨이트 선수를 깔볼 수 없었다. 한국 선수들보다 더 빠른 기동력을 보여줬고, 개별 선수들의 화련한 기량은 과히 칭찬할만 했다.

중간중간 거친 몸싸움으로 심판의 편파적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넘어진 골키퍼를 일으켜주는 쿠웨이트 선수의 손과 깊게 패인 그라운드의 잔디를 다시금 덮어주는 여유는 경쟁 그 이면에 숨겨진 진정한 인간애가 느끼게 해줄 만큼 감동적이었다.

대형 스크린에 잡힌 정준하와 그의 여자친구(?)의 모습은 작은 해프닝을 만들었고, 하프타임을 이용해 진행된 안정환 선수의 은퇴식은 보는 이의 마음을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높아진 한국 축구의 기상을 만천하에 알렸고, 경기 실적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도 연출했지만, 종국에는 남아공 원정경기 최초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만들어낸 우리 아닌가?

박지성을 비롯한 스타급 선수를 배출하고, 이제는 경제와 문화, 그리고 스포츠까지 세계적 반열에 올린 우리나라가 사뭇 자랑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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