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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캐릭터는 강하나 스토리는 다소 약해

수다공작소 2010. 5. 9. 14:23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예고편



백성현, 제 2의 이준기의 탄생!?
황산벌, 왕의 남자에 이은 이준익표 사극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신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그 윤곽을 드러냈다. 연기파 배우 차승원과 황정민을 필두로 누나들의 로망 백성현, 그리고 에덴의 동쪽으로 한층 성숙된 연기를 선보였던 한지혜가 합세해 만든 사극이다.  

'구르믈' 은 조선을 침범한 왜구 혹은 서자란 외적 신분에 갇혀 개자식으로 사는 견자를, '달'은 전쟁에서 벗어나고픈 조선백성 혹은 죽음을 통해 자유를 얻은 견자를 뜻합니다. 즉 구름을 벗어난 달은 소설로 치면 한 아이의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영화를 보니 이야기의 초점은 황정민도, 차승원도 아닌 22살 백성현에게 맞춰져 있었다. 제2의 이준기의 탄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때는 바야흐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의 조선이다. 동인과 서인의 난립으로 중앙집권체계가 흔들리고, 이를 틈타 이몽학(차승원)이 대동계를 이끌고 왕위 찬탈을 꿈꾼다. 원래 대동계는 무력해진 왜구의 침입을 만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조직이었다. 황정학(황정민)은 정여립을 살해하고 자신의 헛된 욕망을 쫓는 이몽학을 막으려는 중에 우연히 견자를 만나게 되고, 그의 스승이 된다. 

여기서 잠깐!  

Question l 감독님 왜 백성현을 캐스팅했나요?
Answer l 외모보다는 백성현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고, 그런 아이라면 충분히 영화를 통해 독보이게 만들고 싶었다.

멘토와 멘티
견자는 두 인물(이몽학과 황정학)을 통해 성숙한다. 

이 영화는 갈매기의 꿈에서의 조나단처럼 견자의 정신적 성숙을 다루고 있다.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견자. 어느 날 갑자기 이몽학에 의해 그의 가족이 몰살당하고, 이를 통해 열등감에 갇혀지내는 자신을 발견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발견한 견자는 황정학을 통해 다시 생명을 얻게 되고, 이몽학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다. 

백지(한지혜)를 통해 잊고 지냈던 모성애를 다시 발견하게 되고 원수의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묘한 애정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견자에게 있어 백지는 그의 어머니의 전형이었을지 모른다. 미성숙한 자아를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시켜줄 원동력을 그녀 백지에게서 찾았던 것이다

황정학은 원수의 여인(백지)을 흠모한 견자에게 그녀를 버리라고 설득하지만, 견자는 결국 황정학의 믿음을 저버리게 됩니다.  

이몽학을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김정일을 죽인다고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후 이몽학과 맞딱드린 황정학은 이몽학을 죽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선택합니다. 어짜피 누구 하나는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대동계의 정신적 지주가 된 이몽학을 죽인다는 것 자체가 불가항력이었을지 모릅니다. 스스로가 깨달아 그 마음을 돌린다면 모를까 그를 죽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Question l 감독님 왜 사극영화를 찍으시나요?
Answer l 제가 사극을 좋아했던 것은 화가 나서였습니다. TV 드라마와 달리 영화계에서 사극은 희귀할 정도로 적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중국과 일본의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한국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게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영화를 통해 '문화 알리미'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왕의 남자의 해외 반응이 좋은 것에서 희망을 느꼈고,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다면 이런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옥의 티는 한지혜의 피부트러블뿐 

한지혜의 턱 부분의 트러블이 있다가 없다 하는 것 정도가 편집의 옥의 티라 할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는 높았다. 풍자와 해학으로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이란 은유를 견자의 정신적 성숙에 녹여내고 있는 명품사극이었다.


여기서 잠깐! 

Question l 배우 차승원에 대한 평가?
Answer l 그는 탐크루즈 앞에서도 꿀리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이다. 사극이라고 해서 중후한 이미지의 배우를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싶었다. 우리는 영화촬영 내내 그를 '차간지'라고 불렀다.

과연 원작의 호평을 뛰어넘을까?

원작만화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했다기 보다는 영화만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스토리를 보강했다는 이준익표 사극. 주말에 봄직하지 않나요? 지난 주에도 이번 주에도 일정이 꼬여 혼자 영화를 봤는데, 이번주에는 감독 뿐 아니라, 주연배우 황정민, 백성현도 실제 볼 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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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살아숨셨지만 스토리가 다소 아쉬웠던 하지만 충분히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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