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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공작소
내 영혼의 좌표는 사막 한가운데다. 목이 타들어갈 것 같다. 숨쉬는 것조차 불쾌할 정도로 공기가 붉게 타오른다. 저 멀리 여인의 젓가슴을 닮은 모래언덕 사이로 오아시스가 아른거린다. "조금만 더 가면 물이 있을 거야." 밟기만 해도 푹 꺼지는 물컹한 갯벌 위를 걷는 사람처럼 도저히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을 지경이지만 이대로 죽기에 허망하니 젖먹던 힘까지 내보려고 한다. "신이시여! 부디 이 영혼의 갈한 심령에 단비를 부어주소서." 이마에 맺힌 땀마저 말라 실종된 상황에서 어디 눈물이 가당키나 할까? 사치다. 힘들 때면 언제나 공식처럼 울곤했던 어린 아이였는데... 설사 내 영혼이 육체를 떠나 저 세상으로 날개짓하더라도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과장된 눈물을 흘렸다면 그 자리엔 무관심만 덩그러니 있겠지?..
어린왕자가 여우를 만났던 장소, 사하라 사막 사하라는 그 말 자체가 '사막'이라는 뜻입니다. 모로코의 에라시디아란 동네를 거쳐 메르주가를 통해 사하라 여행 일정에 올랐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무덥기가 그지없던 6월 끝자락.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혀마저도 바싹거리게 만드는 건조함이 몸을 감쌌습니다. 라시드(가이드)를 따라 들어간 곳은 흙으로 지은 작은 숙소였습니다. 문밖에는 낙타 세마리가 열심히 건초를 베어먹고 있었습니다. 웬만하면 거의 따진, 금요일엔 꾸스꾸스 모로코 사람들은 금요일을 꾸스꾸스 데이라고 부릅니다. 들어간지 30분이 지나니 오두막지기 한 분이 요기거리를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그 음식은 모로코 전통음식, 타진Tagine이었습니다. 대개 홉즈라고 불리는 빵과 함께 먹는 음식인데, 더위에 지쳤..
▲ underneath a star 한국에 와서 처음 맞는 여름입니다. 한마디로 후덥지근한데, 날이 더워질수록 모로코의 제 집(?)이 그리워지는군요. 30평쯤 되는 7층짜리 아파트였는데, 제가 살던 곳은 6층이었습니다. 서양 특히 유럽쪽에서는 우리의 1층으로 0층이라고 표기하는데, 그것으로 따지면 제 집은 5층입니다. 남향집이 아니라 겨울에 좀 춥기도 했지만 여름에는 정말 시원했습니다. 대서양을 방금 건너온 시원한 바람이 에어컨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하라 근처에 사는 우리 동기들을 생각하면 저의 기쁨은 호사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에서 아는 동생 한 명이 유럽여행을 마치고 모로코에 입성했었는데, 바로 그때 사하라를 처음 밟게 됐습니다. 동기들의 입을 통해서만 덥다고 들었지 실제로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