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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않고 팔리게 하라_스토리텔링의 위력

수다공작소 2012. 6. 12. 18:02

[팔지 않고 팔리게 하라]

 

요즘 마케팅의 세계에서 <스토리텔링>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해 전부터 방송에서는 직설화법이 하나의 큰 축을 이뤄 <김구라>와 같은 스타를 만들어냈지만 마케팅의 세상에서는 무엇이든 돌려말하는 간전화법이 대세이다.

 

가격, 품질 뭐 하나 빠질 것 같지 않은 팔방미인이라 할지라도 그 브랜드가 풍기는 뉘앙스가 마땅치 못하면 고객은 그 상품을 철저히 외면한다. 맛과 가격에서 코카콜라의 맛수가 될 것 같았던 815콜라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마케팅의 저변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이제 더 이상 상품은 그 존재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상품의 광고를 누가했는지, 어디에서 판매되는지, 다른 사람들이 그 상품을 구매한 후 만족했는지 등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변수가 상품과 고객 사이의 보이지 않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싼 게 비지떡]

 

불과 수년 전만해도 신규 브랜드, 인지도 바닥의 브랜드라면 초저가로 시장에 침투하는 스키밍 전략을 펼치면 땡이었다. 미샤가 3,900원의 아이템으로 소녀들의 가벼운 지갑을 달래주었던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오늘의 시장은 격세지감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아무리 선행 조건이 좋다 하더라도 그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가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그 브랜드의 연상은 저가에 꽂히게 되고, 고객들은 틈틈히 자기가 구매하는 제품의 의심이라는 꼬리를 붙힌다. 우리는 이런 것을 학문적으로 <가격 품질 연상 효과>라고 말한다.

 

유니클로 역시 분명 저렴하지만 고객들은 유니클로의 최대가치를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편리한 쇼핑 환경과 합리적인 가격, 거기에나 인정할만한 수준의 품질, 높은 접근성 등 나름의 긍정의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더군다나 일본판 자라, 유니클로의 선전은 <유니클로 이야기> 같은 창업주 스토리와 함께 신화적 이미지를 형성한다. 상하이, 뉴욕, 싱가폴 등 세계의 유명 도시마다 만날 수 있는 인터내셔널 브랜드의 상징성은 <가격 품질 연상 효과>를 뛰어넘어 새로운 쇼핑 문화까지 만들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탄생하고 죽는 적자생존의 상황 속에서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면서 그들 스스로그 그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비법.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요즘의 소비패턴을 보면 스토리텔링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요소들이 많다. 상호의존적이고 상호생산적이며 열린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교감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체험이 만들어내는 그들 마음속의 하나의 에세이가 종종 작은 단문 형태로 SNS를 채운다.

 

어디나 신상POP가 있는 법이고, 어디에서 SALE문구가 있는 법이다. 그런 것들을 아무리 잘 만든다 하더라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NC백화점에서 미닝스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기본기 다지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매뉴얼로 상징되는 기본이 오히려 재미있는 발상을 억제한다는 점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든 볼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어떤 문구로 어떻게 포장하고 디자인했느냐에 따라서 사람들로 가득찬 행사장의 저렴한 행사 상품도 김춘수의 꽃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

 

최소한의 장치만 갖춘다면 이제 스토리는 저절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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