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공작소

[수다공작소] 올포스트 칼럼니스트 추천 이벤트 동상 본문

블로그 이야기/블로그 히스토리

[수다공작소] 올포스트 칼럼니스트 추천 이벤트 동상

수다공작소 2010. 7. 2. 10:55

견물생심이라고 이런 걸 보면 눈이 픽픽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다음에 대한 억한 심정으로 새로 시작하는 <올포스트>의 선전을 기대했는데, 갈수록 <칼럼니스트 추천>이라는 본연의 의미보다는 올포스트 홍보에 깊이 관여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넘지 말야할 선을 넘게 되었고, 그에 대한 책임감으로 4분의 블로거를 칼럼니스트로 추천하게 됐습니다. <바람나그네>,<그별>,<죽지않는 돌고래>,<류진>.

올블로그는 블로거와 함께 윈윈하고자 만들어진 메타사이트입니다. 믹시를 만들었던 분이 이 서비스 제작에 참여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파이가 크든 작든 올포스트에게 있어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양질의 컨텐츠>일 것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시절과 합치면 1년이 넘었지만, 텍스트큐브를 기점으로 한다면 제 블로그 역사는 아직 1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칼럼니스트>의 기회를 주신 올포스트측에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제가 칼럼니스트가 되고 난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제 블로그 노하우를 나눠주는 것이었습니다. 변방의 지식들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유했었는데, 제대로 한 번 까발려보자는 생각으로 <새벽타임 블로그독 도배> 노하우까지 공개해버렸습니다.

제가 티스토리로 넘어오기전 운영했던 제 텍스트큐브 블로그는 블로그 방문자수에 비해 댓글이 너무 없는 <이상한 블로그>였습니다. "악플이 무플보다는 낫다"는 말도 있어서 한때는 왜 그런가 싶어 고민도 했는데, 알고 보니 제 글들은 그다지 댓글을 달만한 건더기가 없었습니다.

제가 읽은 책에서 발췌한 좋은 글귀, 혹은 모로코에서의 경험과 느낌, 그리고 사회 현상에 대한 범인의 평범한 이야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곳 티스토리로 넘어오게 되면서 리뷰 관련 글을 주로 쓰게 됐고, 최근에는 블로그 방문자수를 늘리는 방법을 중심으로 글을 발행했습니다. 생각 외로 글이 인기를 끌었고,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올포스트의 구독자님들이 올포스트 사이트 내에서 글을 소비함에 따라 댓글의 양이 줄긴 했지만, 검색이나 메타사이트로 제 노하우를 읽어주시는 분이 꽤 있었습니다. 물론 그 글들은 제가 공개한 노하우에 따라 치밀하게 노출됐으며, 그 노하우를 실증이라도 하듯 댓글을 양산했습니다.

하지만 제 성격상 구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글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기란 한계가 있습니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내일의 메타사이트가 머리속에 그려지곤 합니다. 실제로 그 그림에 맞게 글을 발행해 다음과 네이트의 메인에 제 글이 걸리게 됐고, 블로그 역사상 가장 큰 방문자수 10만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블로그 방문자수를 늘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간 공개했던 노하우는 그런 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 읽어줘야 하는 글들을 위한 팁이었습니다.

광고라서가 아니라 정말 좋은 제품이라서, 대기업 제품은 아니지만 품질만큼은 둘째 가라면 서러운 중소기업의 제품이라서, 한쪽으로 치우쳐진 여론에게 균형있는 시각을 제공하고 싶어서 등 이슈 혹은 메이져가 아니라 쉽게 사장될 수 있는 마이너를 위한 공간. 더불어 다음뷰 파워에디터의 편집에서 외면당하는 다수의 블로거를 위한 어떤 생계형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일이 제게 주어졌고, 그 일에 전념코자 이 블로그의 운영이 이전만큼 활발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블로그를 운영할 때 저를 공개했던 터라 제가 블로그고 블로그가 저라는 생각이 있어서 짧은 악플에도 민감했었습니다. 또 어떤 블로거분께서 대놓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저를 비방할 때는 눈물도 흘리기도 했습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전체가 그 하나로 호도되는 과정을 보면서 블로그를 접을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블로그를 접을 수 없었던 이유는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리뷰를 시작하게 됐고, 이미 신청했던 리뷰가 하나둘 승인되면서 리뷰할 제품목록이 늘어났었습니다. 제품은 집에 배송됐고,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으니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티스토리 블로그를 가꾸게 됐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 블로그의 역사는 한 달이 조금 넘습니다. 컨텐츠가 200개를 웃도니 제가 얼마나 블로그에 목숨을 걸었는지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블로그로 푼돈 아닌 푼돈을 벌었지만 <타이틀 없는 백수>였고, 2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봉사를 하고 돌아왔지만 그마저도 한국에서는 <2년 백수>로 취급당했습니다.

물론 저의 타고난 긍정마인드 때문에 백수 시절을 누구보다 재밌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국가보훈처 블로그 기자단, 필립스 하이라이퍼 활동이 그랬고, 귀국 코이카 단원들과 취업 스터디를 했던 것도 제게 좋은 인연과 만남의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또한 블로거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어 길을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거기서 만난 몇몇 블로거분들의 따스함도 여전히 제 마음 한편에서 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뿐일까요? 보통 글을 쓰다보면 오타 아닌 오타를 많이 남기는 데 틈틈히 댓글로 문법을 가르켜주셨던 아무개님들과 미처 제가 발견하지 못한 통찰력을 댓글로 남겨주시는 분, 그리고 변변찮은 제게 리뷰기회를 주셔서 백수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신 분, 블로그를 운영한 경력으로 잠시나마 웹서비스 기획의 기회를 주셨던 분 등 블로그는 제게 참 많은 기쁨과 열정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블로그>를 갖고 싶었지만, 지금은 <소소하게 소통할 수 있는 블로그>를 갖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원래 제가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라 다수가 접근하면 어안이 벙벙해지는데, 그래서 저는 블로그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좁지만 깊게 연을 맺는 편입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 넓게 옅게도 가능하지만, 대게 그렇게 맺은 인연들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오늘은 밤늦은 시각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뜨겠지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