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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음이 큼이 되는 세상

수다공작소 2010. 10. 3. 02:20
what time is it?
어제 남아공에 있는 지인과 스카이프(Skype)로 기나긴 만담을 나눴습니다. 오랜만의 통화여서 그런지 한 시간이 10분 같았습니다. 

 100% 이상 기부할 때도 있어

앞서 포스트로 다짐했듯이 이 블로그의 수익금 중 10%를 기부하고 있습니다. 종종 너무 바쁜 탓에 블로그에 신경을 못 써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그 때에는 제 수중의 돈으로 부족분을 충당하기도 합니다. 고로 수익의 100%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쫌생이로 오인받아 

저는 본래 돈쓰는 일에 인색한 사람입니다. 항시 아끼다보니 작년 11월에 귀국해서 지금까지 의류구입비로 사용한 돈이 9만 원이 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회사의 필요에 부응하려고 샀던 것이라 거의 옷은 안 샀다고 봐도 무관할듯 싶습니다. 그런 제가 제 지갑에 들어온 돈을 다시 뱉어내는 일이 과연 쉬울까요?

작년 7월 초 국립도서관에서 디지털카메라를 분실했는데, (블로깅에 있어 디카는 생명과도 같은데) 서랍 깊숙한 곳의 구닥다리 디카를 꺼내 얼굴 팔리게 내밀고 다닙니다. 사람들은 종종 제 절약정신을 쫌생이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사실 언듯 보면 너무도 분명한 쫌생이이지만, 실상 그 쫌생이에게는 이유다운 이유가 있습니다.

 아끼면 아낄수록 나눔의 마일리지도 올라가

현재 저는 당장에 살 집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보증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한 이후로 집안 사정도 그리 좋지 않아 손 벌릴 곳도 마땅찮습니다. 그래도 평상시 아끼고 아껴서 목돈이라 하기에 좀 부족하지만 얼마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줄 수 있는 범위내에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선물할 때 행복을 느낍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제 자신에게는 인색한 편입니다. 제가 아끼면 아낄수록 그들을 위해 지불할 수 있는 마일리지가 더 많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절대 스타벅스에서는 커피를 사 먹지 않으면서 빕스에서 친구 밥은 살 줄 아는 아이

어제 남아공에 있는 지인과 통화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잠시 무감각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나눌 때 행복을 느꼈는데, 모로코에 다녀온 후로 백수라는 타이틀로탓에 도통 아무것도 주변에 나누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인간관계의 폭도 좁아져 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도 그닥 많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입사훈련을 받으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됐습니다. 워낙 4차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남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지만, 그래도 그들과 간간히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지내는 이 시간이 즐겁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제가 섬기고 챙겨야 할 사람들이 이 분들 가운데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작음이 큼이 되는 세상

저는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이라 저 하나조차도 돌보기가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새로운 사람을 섬기게 되면 이전의 사람들은 자연히 소원해지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제게도 기회의 땅이 있음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난자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실제 저는 모로코에서 저의 작음으로 큼을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처치 곤란이었던 비닐봉투도 가난한 이들에게는 귀하디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저야 마트에 밥먹듯이 갔으니 비닐봉투가 넘쳐나는 게 당연지사겠지만 빈민층 사람들은 마트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을테니까요. 그래서 보관해뒀던 비닐을 하나하나 고이 접어 직접만든 수납팩에 담아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돈 한 푼 들지 않고서도 <선물다운 선물>을 할 수 있었죠.

여러분들이 제 블로그를 구독해주시는 것만으로 제가 이런 좋은 일에 함께 동참할 수 있음이 기쁘시지 않습니까? 제가 매달 보내는 돈은 아래의 센터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망의 씨앗 선교원

죠셉 프로젝트는 가난한 도시 빈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Troyeville과 Fairview 지역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합니다. 방 한 칸에 온 가족이 모여 사는 도시 빈민촌이 많이 형성된 곳입니다. 이곳은 아프리카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특히 내전을 피해 도망온 콩고 피난민들, 그리고 경제 난민인 짐바브웨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해 듣기로는 제 헌금이 아이들의 간식비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작지만 크게 쓰일 수 있는 곳! 바로 그곳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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